선협월드

웹소설 · 8클래스 마법사는 연기기 외문제자가 되었다

3화. 망한 검도 고쳐 씁니다

고장 난 검을 들고 온 몰락 명문 검수 남궁린은 정면승부만 믿는다. 선우혁은 정면으로는 못 이기니, 검부터 옆길로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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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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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클래스 마법사는 연기기 외문제자가 되었다 3화 대표 삽화
8클래스 마법사는 연기기 외문제자가 되었다 3화 1쪽 삽화

남궁린은 새벽과 함께 왔다.

청허문 산문은 새벽에 보면 더 초라했다. 낮에는 햇빛이 낡은 곳을 적당히 덮어 주고, 밤에는 어둠이 대충 감춰 준다. 새벽은 그런 친절이 없었다. 금 간 현판, 기울어진 기둥, 반쯤 찢어진 깃발이 아주 성실하게 드러났다.

그 앞에 서 있는 소녀도 성실해 보였다.

머리는 높게 묶었고, 여행 먼지가 어깨에 내려앉아 있었다. 옷은 오래 입었지만 흐트러지지 않았다. 등에 멘 검은 검집부터 금이 가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창피해서 숨겼을 물건을 그녀는 정면으로 들고 왔다.

“여기가 청허문인가?”

문지기 외문제자가 눈을 비볐다.

“맞긴 합니다만.”

“망해 간다더니, 정확하군.”

외문제자는 화를 내야 할지 고개를 끄덕여야 할지 망설였다. 선우혁은 마당 한쪽에서 그 장면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첫인상이 정직하네요.”

당소미가 약초 바구니를 들고 지나가다 말했다.

“너도 입만 보면 정직해. 문제는 방향이지.”

선우혁은 반박하지 못했다.

남궁린은 검집을 내려놓았다.

“고장 난 검을 고쳐 준다는 외문제자가 있다 들었다.”

선우혁은 하늘을 보았다.

소문은 왜 항상 이자보다 빠르게 불어나는가.

남궁린의 시선은 곧장 선우혁에게 꽂혔다.

“네가 선우혁인가?”

“그렇긴 합니다.”

“검을 고칠 수 있나?”

“검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남궁가의 청월검이다.”

주변이 웅성거렸다. 남궁가. 한때 중원 남쪽에서 검명으로 이름을 떨치던 가문. 지금은 몰락했고, 빚과 패배와 흩어진 제자들만 남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선우혁은 기억을 더듬었다.

남궁린. 몰락 명문가의 마지막 직계 중 하나. 자존심이 검날보다 곧고, 성격도 검날처럼 곧아서 주변을 자주 베는 인물. 원작 같은 것이 있었다면 독자들이 답답해하다가도 중요한 장면에서 박수를 칠 타입이었다.

그녀는 검을 내밀었다.

검집의 금보다 안쪽 기운이 문제였다. 검신은 보이지 않았지만, 선우혁의 별점이 먼저 반응했다.

손목 안쪽의 네 번째 불씨가 간지럽게 떨렸다.

“이 검.”

선우혁은 미간을 좁혔다.

“그냥 부러진 게 아니군요.”

남궁린의 눈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

“알아보는군.”

“검이 억울하게 망가졌습니다.”

당소미가 옆에서 작게 말했다.

“너랑 친하겠네.”

남궁린은 청월검을 뽑았다.

검신은 푸른빛을 잃고 회색에 가까웠다. 가운데에는 머리카락처럼 가는 금이 길게 이어졌다. 금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금 주변의 붉은 기운이었다.

흑석광산에서 본 검은 쇠못.

그 표면의 붉은 문양.

청월검의 금 안쪽에도 같은 결이 남아 있었다.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같은 손이 쓴 글씨처럼 닮았다. 아주 못된 손.

선우혁은 검을 만지려다 멈췄다.

남궁린이 물었다.

“왜 멈추지?”

“만지면 아플 것 같아서요.”

“겁이 많은가?”

“네.”

너무 솔직한 대답에 남궁린이 눈을 깜빡였다.

선우혁은 손가락을 들어 덧붙였다.

“겁이 많은 사람은 오래 삽니다. 특히 연구자는요.”

유설하가 어느새 뒤에 서 있었다.

“연구자였어?”

“요즘은 외문제자 겸 임시 수리공입니다.”

남궁린은 검을 다시 검집에 넣었다.

“고쳐라.”

“수리비부터.”

남궁린의 눈썹이 올라갔다.

첫 합은 이렇게 시작됐다.

남궁린은 돈이 없었다.

이 사실은 그녀가 인정하기까지 세 문장도 걸리지 않았다. 몰락 명문가의 장점이 있다면 적어도 몰락했다는 점은 숨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단점은 너무 많아서 선우혁은 세지 않기로 했다.

“지금 가진 은전은 없다.”

남궁린은 말끝보다 먼저 발끝을 움직였다.

“하지만 검이 고쳐지면 갚겠다.”

당소미가 즉시 끼어들었다.

“그 말은 외상이라는 뜻이야.”

“명예를 걸겠다.”

당소미는 진심으로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었다.

“명예로 약초 살 수 있어?”

남궁린은 대답하지 못했다. 아주 정직한 패배였다.

선우혁은 검을 내려다보았다. 돈은 없고, 검은 위험하고, 문양은 수상하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거절했을 것이다. 선우혁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조건을 바꿨다.

“그럼 정보로 받겠습니다.”

남궁린이 물었다.

“무슨 정보?”

“이 검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누구와 싸웠고, 어디에서 부서졌는지.”

남궁린의 표정이 굳었다.

“적화문.”

그 이름이 나오자 유설하의 눈빛도 차가워졌다.

청허문보다 크고, 돈도 많고, 인성은 덜 알려진 이웃 종문. 보통 그런 곳은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가장 문제다.

남궁린의 이야기는 짧고 직선적이었다.

그녀의 가문은 적화문과 비무를 벌였다. 명목은 친선이었다. 친선이라는 단어는 칼집에 꽃을 꽂는 것과 비슷하다. 칼이 덜 위험해지는 건 아닌데 보는 사람 마음만 조금 편해진다.

비무 중 청월검이 흔들렸다.

상대의 검이 닿기도 전에 검신 안쪽 기운이 뒤틀렸다. 남궁린은 검이 망가지는 감각을 손목으로 느꼈다. 그리고 패했다. 가문은 마지막 명분을 잃었다.

“상대가 무엇을 썼는지 보았나?”

유설하가 물었다.

“붉은 못.”

남궁린이 대답했다.

“검집 안쪽에 박아 둔 작은 쇠못. 비무가 끝난 뒤에야 보았다.”

선우혁은 속으로 욕했다.

이번에는 속으로만 했다. 장족의 발전이었다.

검은 쇠못. 영맥을 빨아들이던 물건과 같은 계열이다. 이제 검까지 망가뜨린다. 누군가 이 세계의 영기를 빼앗고, 무기를 망가뜨리고, 종문을 말려 죽이는 기술을 쓰고 있다.

그리고 그 기술은 전생의 마법식 냄새가 났다.

“고칠 수 있나?”

남궁린이 물었다.

선우혁은 검을 보았다.

“고치는 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남궁린의 얼굴이 밝아지려는 순간, 그가 덧붙였다.

“다만 멀쩡한 방식은 아닙니다.”

밝아지던 얼굴이 바로 흐려졌다.

정직한 사람은 이런 맛이 있다.

검 수리는 약당에서 진행됐다.

남궁린은 그 사실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검은 훈련장이나 검당에서 다뤄야 한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청허문에는 제대로 된 검당이 없었다. 훈련장은 바람이 너무 많이 불었고, 약당에는 당소미가 있었다.

당소미는 약당이 가장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터지면 약도 바로 있어.”

선우혁은 상대의 빈틈을 먼저 훑었다.

“터지는 걸 전제로 하지 말아 주시죠.”

“전제로 해야 준비하지.”

남궁린은 미간을 찌푸렸다.

“검은 터지는 물건이 아니다.”

선우혁은 청월검을 조심스럽게 받침대 위에 올렸다.

“오늘부터는 가능성을 열어 둡시다.”

남궁린의 손이 검집으로 갔다. 유설하가 조용히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참아. 저 말투가 원래 저래.”

“검을 모욕했다.”

“사람도 자주 모욕해.”

선우혁은 억울했다. 사실만 말했는데 왜 분위기가 이럴까.

그는 붓과 폐부적, 냉월초 가루, 그리고 백하령에게 받은 임시 출입패를 꺼냈다. 출입패는 나무였지만 안쪽에 상단식 저장진이 새겨져 있었다. 아주 얕은 저장진.

훌륭한 도구였다.

백하령이 알면 웃으며 돈을 받을 도구.

청월검의 문제는 검신의 금이 아니었다.

금은 결과다. 원인은 검맥에 있었다. 선협세계의 좋은 검에는 기운이 흐르는 길이 있다. 사람의 경락처럼, 종문의 영맥처럼. 청월검의 검맥은 한가운데가 막혀 있었다.

붉은 기운이 쐐기처럼 박혀 있었다.

선우혁은 그 구조를 종이에 옮겼다. 검신을 한 줄로 그리고, 그 안에 막힌 지점과 새는 지점을 표시했다. 마법식으로 치면 꽤 낯익은 형태였다.

`마력 역류 저주`

전생의 마법사들이 서로의 지팡이를 망가뜨릴 때 쓰던 더러운 기술. 이름도 더러웠고, 쓰는 사람도 대체로 더러웠다.

물론 그는 몇 번 쓴 적이 있었다.

선우혁은 작게 기침했다.

“왜 그러지?”

남궁린이 물었다.

“옛날 생각이 나서요.”

“검을 고치다?”

“비슷합니다. 지팡이를 부수던 생각.”

남궁린의 눈이 차가워졌다.

“남의 병기를 부수는 건 비겁하다.”

“동의합니다.”

유설하가 선우혁을 보았다.

“동의하는 표정이 아닌데.”

“반성 중입니다.”

“그것도 아닌데.”

눈치가 너무 좋다. 위험한 재능이다.

선우혁은 청월검을 고치는 대신, 먼저 청월검에게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검에게 거짓말을 한다고?”

남궁린이 물었다.

“검맥은 지금 자기가 죽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운을 흘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죽지 않았다고 속여야죠.”

“검을 속이는 건 더 비겁하다.”

“살리는 거라면 비겁함도 치료법입니다.”

남궁린은 받아들이지 못한 얼굴이었다.

당소미는 받아들였다.

“환자한테도 가끔 괜찮다고 해. 사실 안 괜찮아도.”

“그건 사기 아닌가?”

“치료야.”

남궁린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선우혁은 속으로 당소미에게 감사했다. 가끔은 돈 밝은 약사가 철학자보다 도움이 된다.

그는 폐부적 세 장을 검신 주변에 놓았다.

하나는 흐름을 열고, 하나는 붉은 기운을 식히고, 하나는 검맥이 다시 이어졌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유설하가 물었다.

“검이 정말 착각해?”

“세상에는 착각으로 움직이는 게 많습니다.”

“예를 들면?”

“전생의 왕국 정치.”

“또 전생이네.”

선우혁은 붓을 떨어뜨릴 뻔했다.

오늘 입이 특히 위험했다.

첫 번째 수리식은 실패했다.

검신이 울었다. 좋게 울린 것이 아니었다. 화난 벌떼처럼 떨리더니, 받침대 위의 약병을 밀어 떨어뜨렸다. 병이 깨지고 진한 약 냄새가 퍼졌다.

당소미의 얼굴이 천천히 굳었다.

“누가 갚아?”

선우혁은 곧장 남궁린을 가리켰다.

남궁린은 곧장 선우혁을 가리켰다.

유설하는 아무도 가리키지 않았다. 대신 둘을 모두 한심하게 보았다.

당소미는 장부를 펼쳤다.

“공동 책임.”

남궁린은 당황했다.

“나는 검을 맡겼을 뿐이다.”

“검이 깼잖아.”

“검은 내 의지로 움직인 게 아니다.”

“그럼 검한테 받을까?”

남궁린이 잠깐 진지하게 고민했다. 선우혁은 그 얼굴을 보고 이 사람이 얼마나 정직한지 새삼 깨달았다. 검에게 빚을 물릴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검수라니. 세상에는 참 여러 종류의 순수함이 있다.

그는 깨진 약병 조각을 치우며 말했다.

“좋은 소식은 있습니다.”

당소미가 물었다.

“약병값이 없어졌어?”

“아뇨. 검이 화낼 정도로 살아 있습니다.”

“그게 왜 좋은 소식이야?”

“죽은 검은 약병을 못 깹니다.”

두 번째 수리식은 조금 더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선우혁은 청월검을 강제로 잇지 않았다. 검맥의 붉은 쐐기를 정면으로 밀어내면 검이 더 부서진다. 대신 쐐기 주위를 돌아가는 임시 길을 만들었다.

별점 수련법과 비슷했다.

단전이 깨졌으면 단전을 버리고, 검맥이 막혔으면 막힌 곳을 우회한다. 아주 아름다운 논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논리는 밥을 먹여 주지 않는다.

남궁린은 그 과정을 이해하려 애썼다.

“그건 정통 검수의 수리법이 아니다.”

“맞습니다.”

“그럼 검의 본질이 흐려진다.”

“본질이 죽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남궁린은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고집이 셌지만, 멍청하지는 않았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고집 센 멍청이는 벽이고, 고집 센 영리한 사람은 문이다. 열쇠가 까다로울 뿐.

선우혁은 마지막 획을 그었다.

검신 안쪽에 희미한 푸른 선이 생겼다. 금을 따라 흐르는 선. 멀리서 보면 상처를 꿰맨 실 같았다.

청월검이 낮게 울었다.

이번에는 화난 소리가 아니었다.

남궁린의 눈빛이 바뀌었다.

“완전히 고친 건 아닙니다.”

선우혁이 먼저 말했다.

남궁린이 검을 들어 올리려다 멈췄다.

“왜?”

“검맥을 임시로 우회시킨 겁니다. 세게 쓰면 다시 터질 수 있습니다.”

“터지다니.”

“아, 검수에게는 좋지 않은 표현인가요?”

“매우.”

“그럼 장렬히 해체될 수 있습니다.”

남궁린의 얼굴이 더 굳었다.

당소미가 옆에서 말했다.

“표현만 비싸졌네.”

유설하는 청월검의 푸른 선을 보았다.

“그래도 기운이 흐른다.”

그 말에 남궁린은 천천히 검을 뽑았다. 검신은 아직 금이 가 있었지만, 회색빛 사이로 푸른 기운이 돌아왔다. 아주 희미했다. 하지만 검은 죽지 않았다.

남궁린은 검을 두 손으로 잡았다.

그녀의 손이 아주 작게 떨렸다.

선우혁은 그걸 못 본 척했다. 사람은 가끔 못 본 척해 주는 친절이 필요하다.

남궁린은 눈빛으로 대련장의 거리를 재었다.

“고맙다.”

선우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는 좋습니다. 하지만 수리비도 좋습니다.”

감동은 오래가지 않았다.

검이 움직이는지 확인하려면 대련이 필요했다.

남궁린은 그렇게 주장했다. 선우혁은 앉아서 확인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당소미는 누가 다치든 미리 약값을 받자고 주장했다. 유설하는 셋 다 이상하다는 얼굴이었다.

결국 훈련장으로 갔다.

외문제자들이 몰려들었다. 소문은 또 빨랐다. 남궁가 검수가 왔다, 선우혁이 검을 고쳤다, 청월검이 살아났다, 약당 약병이 죽었다. 사실과 과장이 아주 사이좋게 섞여 있었다.

남궁린은 훈련장 중앙에 섰다.

“상대가 필요하다.”

조문기가 앞으로 나섰다.

“내가 하겠다.”

선우혁은 그를 보며 감탄했다. 사람은 정말 자기 실수를 반복한다. 조문기의 발등은 아직 멀쩡하지 않았고, 자존심은 더 멀쩡하지 않았다.

남궁린은 조문기를 한 번 보았다.

“너는 약하다.”

훈련장이 조용해졌다.

조문기의 얼굴이 천천히 붉어졌다.

선우혁은 속으로 말했다.

와.

정직함이 이렇게 폭력적일 수 있구나.

유설하가 앞으로 나섰다.

“내가 하지.”

공기가 바로 달라졌다.

유설하와 남궁린은 서로를 보았다.

둘 다 검을 다루는 사람. 하지만 결이 달랐다. 유설하는 차갑고 정확했다. 불필요한 움직임이 없었다. 남궁린은 곧았다. 물러설 줄 모르는 직선이 사람 모습을 하고 있었다.

선우혁은 그 둘을 보며 계산했다.

정면승부라면 남궁린이 불리하다. 청월검은 임시 수리 상태고, 유설하는 청허문 안에서도 재능 있는 편이다. 하지만 남궁린의 검에는 이상한 밀도가 있었다. 몰락한 가문이 마지막까지 붙잡은 것은 대체로 무겁다.

대련이 시작됐다.

첫 합.

푸른 검광이 부딪쳤다.

청월검이 울렸다. 금 간 검신에 선우혁이 만든 우회선이 빛났다. 남궁린은 물러서지 않았다. 유설하의 검이 비스듬히 들어오자, 그녀는 정면으로 받아쳤다.

정직했다.

너무 정직했다.

선우혁은 이마를 짚었다.

“저러면 검이 버티기 힘든데.”

당소미가 물었다.

“말려?”

“말린다고 들을 타입입니까?”

당소미는 남궁린을 보았다.

“아니.”

“그럼 계산을 바꿔야죠.”

선우혁은 폐부적 한 장을 집었다.

선우혁은 대련장 바닥에 부적을 붙였다.

“뭐 하는 거야?”

당소미가 물었다.

“검이 부러지기 전에 길을 만들어 주는 겁니다.”

“대련 중에?”

“대련 후에는 늦습니다.”

유설하가 그 움직임을 봤다. 순간 그녀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하지만 공격을 멈추지는 않았다. 남궁린도 봤다. 그녀는 더 못마땅한 얼굴이 됐다.

“방해하지 마라!”

“방해가 아니라 보험입니다.”

“검수는 보험으로 싸우지 않는다!”

선우혁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럼 검수들은 왜 이렇게 자주 다칩니까?”

당소미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질문.”

남궁린의 검이 더 거세졌다. 청월검의 금이 다시 붉게 달아올랐다. 위험했다. 정면승부는 멋있지만, 멋있는 것들은 대체로 수리비가 비싸다.

선우혁은 부적을 발동했다.

대련장 바닥에 작은 삼각형 빛이 생겼다.

청월검의 붉은 기운이 그쪽으로 아주 조금 흘러내렸다.

검이 버틸 시간을 벌었다.

남궁린은 그 사실을 깨닫고 이를 악물었다.

“비겁한 도움이다.”

선우혁은 웃었다.

“살아 있는 도움입니다.”

8클래스 마법사는 연기기 외문제자가 되었다 3화 15쪽 삽화

대련은 무승부로 끝났다.

정확히는 유설하가 한 발 물러났고, 남궁린이 더 들어가려는 순간 청월검이 낮게 울어서 멈췄다. 검이 주인을 말린 꼴이었다. 남궁린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유설하는 검을 거두었다.

“좋은 검이네.”

남궁린은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아직 부족하다.”

“검이?”

“내가.”

그 말은 조용했다. 그래서 더 무거웠다.

선우혁은 남궁린을 다시 보았다. 이 사람은 고집만 센 게 아니었다. 자기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도 물러서지 않는 타입이었다. 위험하지만 쓸 만하다. 아니, 함께 있으면 피곤하지만 강해질 타입.

당소미가 청월검을 보며 말했다.

“안 터졌네.”

선우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적입니다.”

남궁린은 말끝보다 먼저 발끝을 움직였다.

“검은 터지지 않는다.”

“예. 오늘은 장렬히 해체되지 않았습니다.”

“그 말도 싫다.”

유설하가 작게 웃었다.

아주 작았다. 거의 숨소리 같은 웃음. 하지만 선우혁은 들었다.

좋은 성과였다.

남궁린은 청허문에 머물겠다고 했다.

외문제자들이 또 웅성거렸다. 몰락했어도 남궁가의 이름은 이름이었다. 그런 검수가 망해 가는 청허문에 머물겠다고 하면 이유가 있어야 했다.

그 이유는 선우혁이었다.

“네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남궁린은 검자루를 고쳐 잡았다.

“그런데 왜 남습니까?”

“마음에 들지 않으니 봐야겠다.”

선우혁은 잠깐 멈췄다.

“그건 감시 아닙니까?”

“맞다.”

너무 당당해서 할 말이 없었다.

유설하가 팔짱을 꼈다.

“감시자는 이미 있는데.”

당소미가 손을 들었다.

“나는 채권자.”

백하령의 마차가 마침 산문 밖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녀는 창밖으로 접선을 흔들었다.

“저는 거래처예요.”

선우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감시자, 채권자, 거래처, 새 감시자.

이건 파티가 아니라 포위망 아닌가.

그는 손끝의 긴장을 천천히 풀었다.

“제가 이렇게 인기 있을 필요는 없는데요.”

당소미는 장부에 보이지 않는 값을 먼저 계산했다.

“인기 아니야. 관리 대상.”

더 슬펐다.

백하령은 납품 부적을 받으러 왔다.

정확히는 받으러 왔다기보다, 선우혁 주변에 새로 생긴 일을 냄새 맡고 온 눈치였다. 상단 사람들은 돈 냄새와 사건 냄새를 구분하지 않는다. 둘 다 결국 장부에 적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청월검을 보자마자 눈을 빛냈다.

“남궁가의 검이네요.”

남궁린은 경계했다.

“상단과 거래하러 온 것이 아니다.”

“세상일은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답니다.”

백하령은 선우혁을 보았다.

“선우 공자, 검도 고치나요?”

“오늘부터 고쳤다고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좋아요. 부적, 영맥, 검. 상품군이 넓어지고 있네요.”

선우혁은 불길함을 느꼈다.

“상품군이라는 말이 저를 불안하게 합니다.”

“불안은 성장의 초기 비용이에요.”

당소미가 즉시 물었다.

“그 비용은 누가 내?”

백하령은 당소미를 보며 웃었다.

“대체로 고객이요.”

당소미는 만족했다.

선우혁은 만족하지 않았다.

어째 히로인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무섭다. 한 명은 검으로, 한 명은 장부로, 한 명은 계약서로. 유설하는 그냥 눈빛으로 무섭다.

균형 잡힌 세계였다.

아주 나쁘게.

문제는 적화문이 먼저 움직였다는 점이다.

그날 오후, 청허문 산문에 붉은 도포를 입은 사자가 도착했다. 사자는 말을 타고 왔고, 말보다 고개가 더 높았다. 허리에는 붉은 화염 문양의 패가 달려 있었다.

적화문.

외문제자들의 웅성거림이 잦아들었다. 목운 장로는 얼굴을 굳혔다. 유설하의 손은 검집 가까이 갔다. 남궁린의 눈빛은 더 날카로워졌다.

사자는 청허문 마당 한가운데에서 말했다.

“적화문에서 통보한다. 청허문은 흑석광산 주변 영맥을 무단으로 건드렸다.”

선우혁은 작게 중얼거렸다.

“우리 땅인데 무단이라.”

당소미가 물었다.

“말해도 돼?”

“아직은 속으로요.”

사자는 계속 말했다.

“칠 일 뒤, 영맥 권한을 두고 비무를 청한다. 청허문이 패하면 흑석광산 관리권은 적화문으로 넘어간다.”

목운 장로가 이를 악물었다.

“그런 비무를 누가 인정하느냐?”

사자는 웃었다.

“백운상단이 증인으로 서면 인정될 겁니다.”

백하령의 미소가 사라졌다.

상황이 재미없어졌다.

드디어.

적화문 사자는 청월검을 보고 멈췄다.

“남궁가의 잔재가 여기 있었군.”

남궁린이 한 걸음 나섰다.

“다시 말해라.”

“잔재.”

공기가 찢어질 듯 팽팽해졌다. 남궁린의 손이 검 손잡이를 잡았다. 청월검의 푸른 우회선이 희미하게 빛났다. 선우혁은 그 빛을 보고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방금 고쳤다.

제발 방금 고친 물건으로 바로 싸우지 마라.

그는 재빨리 남궁린 앞에 끼어들었다.

“잠깐. 여기서 싸우면 수리 보증이 끝납니다.”

남궁린이 그를 보았다.

“비켜라.”

“비키면 검이 또 아파집니다.”

“검을 핑계로 내 길을 막지 마라.”

선우혁은 청월검을 가리켰다.

“검도 지금 동의하는 표정입니다.”

“검에 표정이 어딨나!”

“지금은 금이 표정입니다.”

말이 이상했지만 효과는 있었다. 남궁린이 아주 잠깐 멈췄다. 그 사이 유설하가 적화문 사자 앞으로 나섰다.

“청허문은 비무를 피하지 않는다.”

목운 장로가 놀라서 그녀를 보았다.

유설하는 차갑게 덧붙였다.

“다만 조건은 우리가 정한다.”

조건 협상은 백하령이 맡았다.

정확히는 아무도 맡긴 적 없는데, 그녀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섰다. 접선을 펼치고, 미소를 정돈하고, 상대가 말하기 전에 이미 이길 표정을 했다.

“칠 일 뒤 비무라면, 증인은 백운상단이 서겠습니다.”

적화문 사자가 만족하려는 순간, 백하령이 덧붙였다.

“단, 비무 방식은 세 판. 외문, 검수, 진법. 각 종문은 세 명을 내고, 흑석광산 관리권은 두 판 이상 승리한 쪽이 임시 보유합니다.”

사자의 미소가 굳었다.

“상단이 조건을 정하나?”

“증인이 불공정하면 계약도 흔들리니까요.”

부드러운 말투였지만 칼이 있었다. 상단의 칼은 종이에 베인다. 베이고 나면 나중에 더 아프다.

선우혁은 속으로 감탄했다.

백하령은 정말 웃으며 사람을 묶는 재주가 있었다.

사자는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

“좋다.”

그는 선우혁을 흘끗 보았다.

“다만 외문전에는 그 외문제자가 나와야 한다.”

선우혁은 눈을 깜빡였다.

왜 항상 이상한 계약서에 제 이름이 들어가는가.

당소미가 옆에서 말했다.

“출전비 받아.”

중요한 조언이었다.

사자가 떠난 뒤, 청허문은 조용해졌다.

망해 가는 종문에는 조용함도 여러 종류가 있다. 밥이 없어서 조용한 것. 싸울 힘이 없어서 조용한 것. 그리고 다들 무슨 일이 터졌는지 이해하려고 머리를 굴리는 조용함.

이번은 세 번째였다.

목운 장로는 선우혁을 보았다.

“외문전은 네가 나가야 한다.”

선우혁은 웃음을 삼키며 호흡을 고르게 맞췄다.

“저는 몸이 약합니다.”

“네가 원인을 건드렸다.”

“원인을 발견한 겁니다.”

“결과는 같다.”

정말 관리직다운 논리였다. 선우혁은 전생의 왕국 관료들이 그리워졌다. 아니, 그립지는 않았다. 그냥 욕할 대상이 비슷해서 익숙했을 뿐이다.

유설하는 한 걸음 물러나며 길을 막았다.

“검수전은 내가 나가.”

남궁린이 바로 고개를 저었다.

“내가 나간다.”

“검이 아직 불안정해.”

“그래서 나간다. 내 검의 문제다.”

두 사람의 눈빛이 부딪쳤다.

당소미는 손을 들었다.

“둘 다 다치면 약값은 두 배야.”

선우혁은 붓 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이 종문은 전쟁 회의도 장부로 끝나는군요.”

백하령은 웃었다.

“좋은 종문이네요. 숫자가 명확해서.”

아니다.

전혀 아니다.

세 판의 문제는 간단했다.

외문전. 선우혁.

검수전. 유설하 또는 남궁린.

진법전. 아무도 없음.

청허문은 원래 진법으로 이름이 있던 종문이었다. 원래라는 말이 늘 문제다. 원래 잘했다는 것은 지금 못 한다는 뜻으로도 자주 쓰인다. 현재 청허문에서 제대로 진법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목운 장로와 몇몇 내문제자뿐인데, 그마저도 영맥 문제를 십 년째 못 풀었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선우혁에게 모였다.

선우혁은 손을 들었다.

“저는 외문전도 나가야 한다면서요.”

목운 장로는 늙은 눈으로 방 안의 계산을 훑었다.

“진법전도 준비는 네가 도와라.”

“외문제자에게 너무 많은 업무가 몰리는 것 같습니다.”

백하령은 접선을 반쯤 접고 웃음을 숨겼다.

“성장기 스타트업 같네요.”

선우혁은 그 말을 몰랐지만, 왠지 끔찍한 뜻이라는 건 알았다.

남궁린이 앞으로 나섰다.

“진법전은 모르지만 검수전은 내가 나간다.”

유설하는 눈썹 하나만 움직인 채 상대를 재었다.

“네 검이 버티지 못해.”

“버티게 만들면 된다.”

남궁린의 시선이 선우혁에게 왔다.

선우혁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역시 고친 물건은 유지보수가 더 무섭다.

그날 저녁부터 청허문은 훈련장이 됐다.

사실 원래 훈련장이었지만, 이번에는 진짜로 사람들이 움직였다. 외문제자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밥그릇이 흑석광산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광산 관리권이 넘어가면, 광산에 끌려가는 사람도 늘어날 수 있다.

공포는 훌륭한 동기부여다.

다만 지속 시간이 짧고, 표정이 나쁘다.

선우혁은 외문제자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여러분은 강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모두가 그를 보았다.

“정확히는 칠 일 안에 강해지긴 어렵습니다. 그러니 덜 약해지면 됩니다.”

반응이 애매했다. 희망도 아니고 절망도 아닌 문장. 하지만 선우혁은 진심이었다.

그는 훈련장 바닥에 선을 그었다.

“적화문 외문제자는 우리보다 강할 겁니다. 그러니 정면으로 붙지 말고, 위치를 빼앗고, 호흡을 끊고, 발을 귀찮게 만드세요.”

조문기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건 비겁한 방식이다.”

선우혁은 밝게 웃었다.

“맞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비겁함을 배울 겁니다.”

외문제자들의 얼굴이 더 애매해졌다.

남궁린은 멀리서 충격받은 표정이었다.

유설하는 이상하게 웃음을 참고 있었다.

비겁함 수업은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다.

청허문 외문제자들은 약했다. 하지만 약한 사람은 약한 방식에 빨리 익숙해진다. 강한 척하는 것보다, 약하다는 걸 인정하고 살아남는 쪽이 훨씬 실용적이다.

선우혁은 그들에게 세 가지를 가르쳤다.

첫째, 상대의 검이 아니라 발을 봐라.

둘째, 이길 생각보다 지지 않을 시간을 늘려라.

셋째, 모래는 자연환경이다.

마지막에서 남궁린이 견디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모래를 차는 것은 검도의 길이 아니다.”

선우혁은 망가진 단전 쪽 통증을 짧게 눌렀다.

“맞습니다. 생존의 길입니다.”

“검수는 정면을 버리면 안 된다.”

“외문제자는 광산을 피하면 됩니다.”

외문제자 몇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현실적인 동의였다.

남궁린은 답답한 듯 청월검을 쥐었다. 그때 검신의 금이 희미하게 붉어졌다. 선우혁은 바로 손을 들었다.

“검 분노 금지.”

“검은 분노하지 않는다.”

“방금 색이 변했습니다.”

남궁린은 검을 내려다보았다.

정직한 사람은 증거 앞에서 약하다.

그녀는 조용히 검을 놓았다.

밤이 되자 선우혁은 진법 자료를 뒤졌다.

유설하가 도왔다. 남궁린은 검을 닦으며 옆에 앉아 있었다. 당소미는 약초를 말리며 가격표 없는 가격을 중얼거렸다. 백하령은 이미 돌아갔지만, 상단 호위 하나를 남겨 두었다. 감시인지 보호인지 애매했다.

선우혁은 청허문 진법서를 펼쳤다.

글은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설명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자기 종문의 위대함을 설명하는 데 절반을 쓰고, 실제 운용법은 절반의 절반만 남겨 두었다. 전생의 마법 논문 중에도 이런 것들이 있었다. 대체로 저자 이름이 제목보다 컸다.

“쓸데없는 말이 많군요.”

유설하는 한 걸음 물러나며 길을 막았다.

“초대 장문인의 친필이야.”

“그분은 자기애가 강하셨군요.”

남궁린이 고개를 들었다.

“선조를 그렇게 말해도 되나?”

“죽은 분들은 반박이 느립니다.”

유설하가 이마를 짚었다.

당소미는 작게 웃었다.

선우혁은 진법서 아래쪽에서 익숙한 구조를 발견했다. 삼각형, 세 갈래 영맥, 중앙의 비어 있는 자리.

그는 손가락을 멈췄다.

“어?”

유설하가 물었다.

“또 이상한 거 찾았어?”

“아뇨.”

선우혁은 웃었다.

“이번엔 좋은 이상함입니다.”

청허문의 옛 진법은 비어 있었다.

정확히는 중앙 자리가 의도적으로 비어 있었다. 보통 진법은 중심에 핵을 둔다. 영석이든 부적이든 사람의 영기든. 그런데 청허문의 옛 진법은 중심을 비워 두고 세 갈래가 서로를 밀어 올리는 구조였다.

선우혁의 별점 수련법과 닮았다.

너무 닮았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기분 나쁠 정도로.

“이 종문 초대 장문인이 뭘 알았군요.”

유설하는 차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무엇을?”

“중심이 깨진 상태에서 힘을 돌리는 법.”

남궁린이 조용히 물었다.

“그게 네 몸과 관련 있나?”

선우혁은 그녀를 보았다. 남궁린의 질문은 직선이었다. 숨은 칼이 없다. 그래서 피하기가 오히려 어렵다.

“조금요.”

유설하가 눈을 가늘게 떴다.

“조금?”

“많이는 아닙니다.”

당소미가 약초를 뒤집으며 말했다.

“거짓말할 때 말이 짧아지네.”

선우혁은 입을 다물었다.

이 파티는 정말 위험하다.

적보다 아군이 더 잘 찌른다.

선우혁은 옛 진법을 자신의 별점에 맞춰 계산했다.

오른쪽 옆구리, 왼쪽 허리, 등 아래, 손목의 새 불씨. 네 점을 연결하면 삼각형 하나와 꼬리 하나가 된다. 안정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칠 일 안에 쓸 임시 진법이라면 충분할 수도 있다.

문제는 몸이다.

그의 몸은 아직 약했다. 연기기 2성. 정확히는 연기기 2성처럼 보이는 무언가. 단전은 찢어졌고, 별점은 불안정하고, 손목의 새 불씨는 자꾸 간지러웠다.

당소미가 그의 손목을 잡았다.

“열이 있어.”

“새 자산입니다.”

“새 염증일 수도 있어.”

“꿈이 없으시군요.”

“환자한테 꿈보다 체온이 중요해.”

유설하는 한 걸음 물러나며 길을 막았다.

“칠 일 안에 몸을 더 망가뜨릴 생각이면, 그 전에 말해.”

“왜요?”

“말려야 하니까.”

남궁린도 말했다.

“몸을 해치며 이기는 건 검도가 아니다.”

선우혁은 세 사람을 차례로 보았다.

감시자, 채권자, 정면승부자.

그리고 모두 조금씩 걱정하고 있었다.

그는 가볍게 웃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덜 망가지겠습니다.”

당소미는 약상자 잠금쇠를 딸깍 닫았다.

“그 말 믿으면 장부 찢는다.”

믿음의 수준이 낮았다.

그날 밤, 백하령의 호위가 작은 상자를 가져왔다.

상자 안에는 영석 조각 세 개, 상단식 백지부 열 장, 그리고 작은 쪽지가 있었다. 쪽지에는 글자가 없었다. 대신 백운상단의 매듭이 묶여 있었다. 글자가 없으니 삽화에는 안전한 쪽지였다. 선우혁은 이상한 방향으로 안도했다.

유설하가 물었다.

“지원이야?”

“투자겠죠.”

당소미가 영석 조각을 보며 말했다.

“비싸겠다.”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선우혁은 영석 조각 하나를 들었다. 안쪽에 흐르는 기운은 작지만 깨끗했다. 청월검 우회선, 외문 생존 훈련, 옛 진법 복원. 세 가지를 동시에 하려면 재료가 필요했다.

백하령은 그걸 알았다.

아마 이 모든 것을 장부에 적고 있을 것이다.

선우혁은 쪽지를 내려놓았다.

“좋습니다. 돈 많은 거래처는 이용할 때 확실히 이용해야죠.”

남궁린이 불편한 얼굴로 말했다.

“계산이 많군.”

“계산이 없으면 빚이 많아집니다.”

당소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많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사실이었다.

한편, 산 아래 숲속에서는 다른 눈이 청허문을 보고 있었다.

검은 후드를 쓴 여인. 얼굴 절반은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고, 눈동자는 희미한 붉은빛을 띠었다. 그녀는 손가락 사이에 검은 쇠못 조각을 굴렸다. 조각 표면에는 청허문에서 본 것과 같은 붉은 문양이 남아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연비아.

아직 청허문 사람들은 그 이름을 모른다.

연비아는 산 위를 보며 작게 웃었다.

“이상하네.”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영기가 아닌데, 영기처럼 움직여.”

검은 쇠못 조각이 그녀의 손안에서 부서졌다. 붉은 가루가 바람에 흩어졌다. 그녀는 그 가루를 맡듯 눈을 감았다.

“마나 냄새.”

그 단어는 이 세계에서 나와서는 안 되는 단어였다.

연비아는 눈을 떴다.

“누가 넘어왔구나.”

산 위 청허문에서는 아무도 그 말을 듣지 못했다. 선우혁은 진법서와 씨름하고 있었고, 유설하는 그를 감시하고 있었고, 당소미는 약값을 계산하고 있었고, 남궁린은 검을 닦고 있었다.

평화로웠다.

불길할 정도로.

8클래스 마법사는 연기기 외문제자가 되었다 3화 30쪽 삽화

새벽이 다시 밝았다.

선우혁은 훈련장 중앙에 서 있었다. 몸은 무거웠고, 눈은 따가웠고, 손목의 네 번째 별점은 아직 이름도 없이 간지러웠다. 그래도 앞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유설하.

당소미.

남궁린.

조문기를 포함한 외문제자들.

그리고 멀리서 지켜보는 목운 장로.

망해 가는 종문치고는 제법 모양이 나왔다.

선우혁은 바닥에 삼각형을 그렸다. 이번에는 혼자 쓰기 위한 별점이 아니었다. 청허문 외문 전체가 버틸 수 있는 임시 진법. 칠 일짜리 꼼수. 하지만 꼼수도 제대로 만들면 전략이다.

“오늘부터 우리는 적화문을 이길 겁니다.”

외문제자들이 숨을 죽였다.

선우혁은 잠깐 뜸을 들였다.

“정정하죠.”

유설하가 불길한 얼굴로 그를 보았다.

“오늘부터 우리는 적화문이 우리를 이기기 귀찮게 만들 겁니다.”

당소미는 장부에 보이지 않는 값을 먼저 계산했다.

“그건 좀 가능해 보이네.”

남궁린은 아직 못마땅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청월검은 조용히 푸른빛을 냈다.

선우혁은 웃었다.

마나도 없고, 돈도 없고, 몸도 약하다.

그래도 귀찮게 만들 방법은 많다.